나이키가 흔들리는 3가지 이유

‘저스트 두 잇(Just Do It)’ 하나로 세계를 지배하던 스포츠 제국 나이키가 흔들린다. 최고점 대비 주가는 80% 가까이 폭락했고, 18년 동안 지켜온 미국 100대 우량 기업 지수(S&P 100)에서도 퇴출당했다. 경쟁사인 아디다스, 아식스, 뉴발란스가 일제히 성장하는 사이 나이키만 나홀로 추락 중이다. 절대 강자였던 나이키가 위기에 빠진 3가지 핵심 원인을 분석했다.

1. 1등의 오만이 부른 직판(DTC) 전략의 실패

2020년 취임한 IT 출신 CEO 존 도나호는 유통 마진을 독점하겠다며 도매 매장과의 거래를 끊었다. 풋락커나 아마존 같은 대형 유통망에서 나이키 제품을 철수시키고, 자사 홈페이지와 공식 앱에서만 물건을 팔았다. 결과는 참패였다.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고 구매하는 신발시장에서 나이키는 제외됐다. 나이키가 사라진 오프라인 매대를 호카, 온러닝, 아식스 같은 신흥 브랜드들이 발 빠르게 차지했다.

2. 러닝화 기술 혁신 외면과 ‘색깔 놀이’의 한계

유통망 싸움에 매달리는 동안 정작 신발의 본질인 기술 혁신을 놓쳤다. 덩크나 조던 같은 수십 년 된 과거 모델의 색깔만 바꾸는 한정판 마케팅에 집착했다. 그사이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러닝 붐이 일어났다. 소비자들은 예쁜 패션 신발이 아닌 무릎이 편하고 가벼운 고성능 기능성 러닝화를 원했다. 아디다스와 아식스가 최첨단 러닝화를 쏟아내는 동안, 나이키는 낡은 제품 재탕에 머물며 러너들에게 외면받았다.

3. 핵심 캐시카우 중국 시장에서의 역습

전체 매출의 15% 이상을 책임지던 최대 텃밭 중국 시장에서도 무너졌다. 애국 소비 열풍과 함께 기술력을 무섭게 끌어올린 중국 토종 브랜드의 거센 반격을 받았다. 중국 1위 안타스포츠와 2위 리닝이 약진하며 나이키는 중국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안타스포츠는 살로몬, 아크테릭스, 푸마까지 거느리며 시장을 장악했다. 반면 나이키는 현지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했다.

나이키의 추락은 무리한 유통망 통제, 기술 혁신 실종, 중국 시장 패배가 겹친 1등의 오만이 부른 참사다. “어디서 어떻게 팔까”에만 매달리다 “무엇을 만들까”라는 스포츠 명가의 본질을 잃어버린 뼈아픈 대가를 치르고 있다. 나는 아직 나이키에 매력을 느끼는 세대다.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를 이어서 내려오는 나이키의 문화적 레거시가 작동하는 세대다. 이는 마케팅 전략을 넘어서는 얘기다. 비록 제국은 무너졌지만 작은 왕국으로라도 명맥을 유지하며 재기를 노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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